일반적으로 탐색 이론은 제2차 세계대전시 버나드 쿠프만(Bernard Koopman) 등의 수학자에 의해 태동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목적은 제2차 세계대전시 연합군에 성가신 존재였던 잠수함, 즉 유보트(U-boat)를 신속하게 찾아내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탐색 이론의 태동기와 당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 했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 잠수함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잠수함은 수중에서 은밀하게 이동하며 물 위의 함정(수상함)을 아무도 모르게 공격하는 전략무기에 해당합니다. 오늘날 상대적으로 국가력과 경제력이 낮은 국가에서는 이러한 비대칭 무기인 잠수함을 생산하여 전략적 목표로 활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역시 유사한 양상이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부터 이미 독일의 유보트(U-boat)는 연합국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성가신 존재였습니다. 몰론,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무분별한 전방위적 유보트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당시 중립이었던 다른 국가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되었고, 결국 해당국들의 참전으로 이어지면서 독일에 불리한 입장이 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미 제1차 세계대전의 경험이 있던 연합국 입장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이 유보트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중요 과제였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해결책으로 쿠프만을 중심을 OR(Operations Research) 조직을 꾸리게 되었고 이 시점부터 탐색 이론이 본격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연구에서는 어떤 해결책들을 제시하였을지가 궁금해집니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쿠프만은 1979년 그의 연구 'Search and Its Opimization'(The American Mathematical Monthly)에서 탐색 이론에 중요한 요소 3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는 목표(Target)의 확률분포로 탐색하고자 하는 구역 내에 목표가 있을 확률이 어떤지를 정하는 개념입니다. 쉽게 하나의 사각형 지역에 목표는 무조건 존재한다는 가정을 한다면 그 확률은 100%(1)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네 개의 사각형으로 구성된 구역이라면 각 사각형에 목표가 존재할 확률은 각 25%(0.25)씩이 되고, 이는 확률의 균등분포(Uniform)를 따르는 것으로 정의하게 됩니다. 확률의 분포는 학창 시절에 배운 정규분포, 균등분포 등 다양한 분포들이 있는데 앞으로 개념이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설명해 나가겠습니다. 균등분포는 쉽게 모든 사건(Event)들이 동일 확률은 가진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그리고 그 확률들의 합은 당연히 100%(1)가 된다는 조건을 따르게 됩니다.
둘째는 탐색자의 탐색 노력에 관한 것으로, 탐색 경로에 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위와 같이 네 개의 공간에서 탐색자가 하나의 공간을 탐색했다고 하면 이후 목표가 존재할 확률 또한 변화하게 됩니다. 한 곳을 확인해 봤는데 없다면 다른 세 공간에 목표가 있을 확률(완벽한 상황을 가정 시)은 33%(0.33)씩의 확률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탐색자의 탐색 경로도 다시 선택해야 되는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 경로를 최선의 값으로 찾아내는 것이 탐색 이론의 핵심입니다.
셋째는 탐색자의 탐지확률입니다. 탐색자가 정말 완벽한 장비를 가지고 있다면 100%의 확률로 목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탐지확률은 수중에서 다양한 변수를 맞이하게 됩니다. 수중음향학을 조금 공부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매질의 영향, 도파관 형성, 수온, 수질 등에 따라 탐지확률은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탐색 이론에서 이러한 탐지확률은 편의상 특정 값을 정해 두고 수학을 전개하게 될 것이지만 필요할 경우 소나(SONAR)라고 하는 수중 음향 분야에 대해서도 상식적인 측면에 일부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의 기로에 계신가요?
여담이지만 탐색 이론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면서 지도해 주신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 교수님은 일생을 확률에 몸 담았던 분으로 확률에 대해서라면 본인만의 철학이 탄탄한 분이었습니다.
로또에서 1등을 할 확률은 '8백만 분의 1'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1초에 한 장씩 사더라도 일주일 안에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살 수는 없는 정도의 확률이라고도 합니다. 반면,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2분의 1'이라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 교수님은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오는 확률이 50%라면 처음에 뒷면이 나온 뒤 그다음은 앞면이 나와야 되는 게 정상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50% 확률은 매번 동전을 던질 때마다의 확률이라 100번을 던지더라도 앞면이 안 나올 수 있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학에서 말하는 확률과 달리 인생에서는 모든 확률 게임은 자신에게 있어 '되고 안되고'의 50%의 선택 게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로또의 800만 분의 1이 아니라 나에게는 당첨되고 안되고의 50% 확률을 가지는 사실상 높은 확률 게임으로 보는 것이 인생을 더 달콤하게 느낄 수 있는 길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그리고 그 갈래가 무수히 많을 때 '옳은 길인지 옳지 않은 길인지', '세상에 유익한 길인지, 나에게만 유익한 길인지'와 같이 사건(Event)을 단순화한다면 조금 더 선택이 쉬워질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