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M(Agent Based Model)은 개체들의 무질서(엔트로피, Entropy)한 행동과 간단한 규칙이 전체적으로 어떤 규칙을 보이는지 잘 살펴볼 수 있는 모델이라고 지난번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유명한 'Boids의 군집행동'을 통해서 새 떼나 물고기 떼가 군집을 이루는 모습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각 개인의 간단한 행동(규칙)이 전체에 미치는 영향
새 떼나 물고기 떼와 같이 무리를 이루어 행동하는 모습들을 익숙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를 군집 행동이라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군집 속에 속한 각 개체들은 어떤 방식으로 행동을 하게 되는지가 궁금해집니다. 군집을 이루어 행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그 균형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 주변의 개체들을 모두 살펴보면서 군집을 이루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결과적으로는 각 개체가 전체의 군집을 고려해서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각 개체들이 가지고 있는 단순한 규칙들이 모여서 군집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Boids의 모델에서는 그 규칙을 다음의 3가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 무리를 피하기 위해 이동합니다.
- 무리의 평균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 무리의 평균 위치로 이동합니다.
각 개체의 간단한 규칙을 적용하여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처음에는 무질서하게 움직이는 모습들이 관찰됩니다. 아직 무리라고 부를 수 있는 평균값들이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무질서한 상황 속에서는 평균 방향이 한 개체의 행동으로 인해 크게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소규모의 군집이 형성되고 시뮬레이션 안에 있는 모든 개체가 군집을 이루게 되어 마치 하나의 개체처럼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Boids의 경우 무리의 평균값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전체의 경향성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에 따라서 규칙을 더욱 간단히 부여해 볼 수도 있습니다.
가령 한 개체에게 주변에 있는 개체들 중 Random 하게(주사위를 던져서, 혹은 확률 값을 부여해서) 한 개체를 선택하도록 하고 그 개체로부터 일정 거리에 존재하도록 규칙을 부여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Boids의 모델보다 더욱 심각한 무질서가 생길 것은 보지 않아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점차 소규모의 무리들이 생겨나게 되며 그 군집들이 통합을 거치면서 군집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개개인의 사소한 규칙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
위와 같은 군집 현상은 일상생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주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피하기 바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앞사람만 보면서 길을 헤쳐나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누가 규칙을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이 복잡한 상황을 빠르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임을 직감적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규칙들이 각 개체들에게 점차 확산되면서 어느 순간 1열로 줄지어 이동하며 질서를 형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무질서 속에서 질서가 형성되는 순간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많은 연구자들이 군중 역학, 보행자 행동 분석 등으로 해석하며 연구한 결과도 있습니다. 그보다 저는 개인의 사소한 행동이 전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어 흥미로웠던 사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말이죠.
비록 지금은 보잘것없어 보이고 무의미한 것으로 느껴질지라도, 무질서 속에서 균형을 만들어 가듯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그런 삶이기를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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